예전에 리테일의 가까운 미래는 click & collect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라 얘기한 적이 있다. 집까지 배송해주는 기존의 이커머스 모델은 고객에게 가장 큰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가격과 비용적인 면에서 가장 비싼 모델이다. Click & collect가 pureplay ecommerce로 가기 전 중요한 stepping stone인 이유다. 그로서리 Click & collect는 고객에게 직접 매장으로 와 차를 대고 있게 하는 약간의 부담을 지워줌으로 무료 혹은 약간의 비용만 내고 꽤 괜찮은 수준의 편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Click & collect를 하고자 하는 회사는 많다. Kroger, Target, Whole Foods, Amazon 등 온라인으로 결제하고 오프라인에서 픽업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의 집 배송 모델보다 훨씬 flexible 하며 마진도 높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Click & Collect, 혹은 Buy Online Pickup in Store (BOPIS)는 말하는 것 이상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참 많다. 온라인 주문과 동시에 오프라인 수요를 감당하려면 효율적인 shelf stocking 및 재고관리가 필요하며 대게는 “operator” (주어진 업무만 하는) 중심인 스토어 레벨에서 새로운 콘셉트인 click & collect를 도입하기 위해선 충분한 교육과 change management도 필요하다.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선 프로세스가 처음부터 끝까지 엇나감 없이 매끄러워야 한다. 고객 주문 시점부터 픽업을 예약한 시간까지 모든 물건을 픽킹 및 패킹 한 뒤 고객이 차를 대면 곧바로 나가서 트렁크에 상품을 실을 수 있어야 한다. 충분한 상품을 온라인에 등록해 놓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온라인 결제 시스템도 갖춰야 하고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프로듀스 (produce; 야채, 과일 등)를 픽킹 할 수 있는 준비도 해놓아야 한다.

쉽게 말하면 잘하려면 비싸다.

지난 몇년 간 최고의 분기를 보낸 월마트 (comp sales가 4.5%나 성장했다)의 2분기 실적보고서를 보면 이제 월마트는 전국에 약 1,800개의 온라인 그로서리 픽업 스테이션을 두고 있고 2018년이 지나기 전에 미국 전체 인구의 40%에게 온라인 그로서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월마트 역시 Kroger의 Curbside Pickup (이러한 형식의 거의 pioneer라고 볼 수 있다)을 벤치마킹해서 자체 click & collect인 Walmart Online Grocery Pickup (OGP)를 론칭했다. Kroger가 먼저하긴 했지만, 제대로된 스케일과 인프라를 갖추고 온라인 그로서리 픽업 사업을 시작한 회사는 월마트가 처음이다.

아직 ‘성공’이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지금까지의 성공을 보고 아마존, 홀푸드, 나이키와 같은 회사들도 따라서 유사 서비스를 내놓으려 하고 있다.

사실 나는 OGP의 타깃 고객층이 아니라 거의 쓸 일이 없기는 하지만, 어제 나도 한 번 체험해보고자 일부러 OGP서비스를 이용해 봤다.

우선 Grocery.Walmart.com이나 Walmart Grocery App을 이용해 카트를 채운다. 둘이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므로 옴니채널로 사용할 수 있다. 카트를 채운 뒤 근처 픽업 장소를 선택하게 되는데, 월마트는 Light-store, Dark-store 모두 활용한다. 거의 대부분의 인근 Neighborhood Market (소형 월마트)이나 슈퍼센터 (대형 월마트) 모두 픽업 스테이션을 가지고 있고, 추가적으로 OGP만을 담당하는 Dark-store (웨어하우스에서 오직 픽업이나 배송 주문만 처리하는 시설) 픽업 스테이션을 고를 수 있다. 나의 경우엔 집 앞에 바로 하나 dark store 가 하나 있어서 여기로 선택.

나는 모바일 앱으로 쇼핑했다.

주문을 끝내고 픽업 장소와 시간을 고르면 Confirmation 창이 뜬다.

시간이 되어 픽업 장소로 출발. 아래 사진은 Dark store 픽업 스테이션이다. 매장이 아니라 오직 픽업 만을 위한 웨어하우스.

내차는 덤.

입구에 있는 키오스크(kiosk)에 가면, 내 이름이나 오더#를 입력한 뒤 기다리면 대기번호를 준다. 그 번호가 쓰여있는 자리에 차를 대고 기다리면 된다.

십 분 정도 일찍 가있었는데 때마침 주문처리 (fulfillment)가 완료되었다고 문자 및 푸시 알람이 Walmart Grocery 앱을 통해서 왔다. 내가 정한 시간은 오후 7시에서 8시 사이였지만 10분 일찍 처리되었으니 10분 일찍 픽업도 가능했다.

대기 차량이 많아지면 단번에 고객이 누군지 알 수 없으니 우버나 리프트가 사용하는 방식인 차량 색깔을 선택할 수 있다.

체크인 후 3분 정도 뒤 카트에 물건을 싣고 내차로 직원이 한 명 왔다. 주문에 서명을 한 뒤 트렁크를 열어주고 곧바로 트렁크에 모든 물건을 실어주었다.

월마트는 OGP를 무료로 제공해준다. HEB (Ahold Delhaize), Kroger 등 대부분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4.95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다. 월마트의 전략적인 선택이어서 처음에는 굉장히 capital intensive 하고 주가에도 영향을 크게 미치겠지만 도입한 지 얼마 안돼서 직원들은 물론이고 고객들의 adoption rate도 굉장히 빠르고 효율적이게 움직이고 있다.

Mass merchandising retail의 본질은 3가지다. 가격, 편리성, 그리고 상품의 다양함이다. Price, Selection, Convenience. 편리를 위해 가격과 상품의 다양성을 포기하면 문제가 되고 가격을 위해 편리와 다양성을 포기하면 그것도 안된다. 3가지는 항상 함께 가야 한다. 3가지 모두를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제공할 수 있는 월마트 OGP는 분명 롱런할 것이다. 또한 Next-step이라 할 수 있는 100% pureplay 이커머스에도 튼튼한 발판이 되어줄 것으로 생각된다.

Future State Online Grocery?

“OGP (online grocery pickup)가 미래다”는 결정이 났다. 월마트는 대규모 스케일로 픽업 사업을 시작했다. 그럼 이제 무슨 단계인가? “잘하는 것이다”. 운영적인 측면에서 비용을 최소화하고 점점 더 많은 상품 셀렉션과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소규모 상품 픽업은 매장내 혹은 매장 입구에 대형 픽업 타워를 통해 수령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함으로 1~2개 상품을 위해 OGP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 (unit economics efficiency).

월마트는 ‘알파봇’이라는 온라인 픽업 주문처리 자동화 시스템도 파일럿중이다. 온라인 그로서리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늘상 물류와 연관이 깊었다. 주문이 들어오면 사람이 Pick/Pack을 해야만 했고 자동화를 한다 하더라도 어느정도까지 자동화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골치아픈 문제였다.

알파봇 영상

최적화 단계를 앞두고 월마트는 어떻게 그야말로 전쟁터인 리테일 게임에서 살아남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