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개국. 380,000명. 연 매출 85조 원.

내가 우리 회사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이유는, 단지 내가 다니는 회사여서가 아니라, 매출기준 미국에서 32번째로 큰 회사여서, 혹은 모두가 아는 회사여서가 아니라, IBM이라는 기업이 시장에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를 100년이 넘도록 증명해왔기 때문이다. 제로섬 게임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민간기업이 고작 10년을 정상에서 버티기도 힘든 게 현실이다. IBM은 정상에서, 100년을 유지해왔다.

시스템과 솔루션을 만들다가, PC를 만들었고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데이터, 그리고 컨설팅 시장에 뛰어들었다. IBM 주식을 follow 하는 사람이라면 잘 아는 사실이겠지만, 약 3년 전인 (일 수로) 2015년에 IBM은 CAMSS, Cloud, Analytics, Mobile, Social, 그리고 Security에서 2018년까지 전체 매출의 40% (약 40조 원)를 내겠다고 목표를 공표했다. 그리고 2017년에 IBM은 그 목표를 달성했다. 2010년에 고작 13%이던 매출비 중을 45%까지 6년 만에 끌어냈다. 원래 내걸었던 목표 일과 액수보다도 더 빠르게, 그리고 더 많이 (비중) 만들어낸 전무후무한 Pivot을 해낸 것이다. 스타트업도 제대로 pivot 하기 힘든데, 100조 가까이 되는 회사가 이렇게 빨리 체질 개선에 성공한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그리고 이젠 회사 전부를 인공지능에다 걸었다. 또 블록체인에다 걸었다. GBS 컨설팅의 새로운 서비스 분야로 블록체인 프랙티스는 벌써 수백 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IBM의 또 다른 빠른 변화와 체질개선은 세밀하게 주목해볼 만하다.

2015년 투자자 브리핑 발표자료. 당시에 2018년까지 전체 매출중 약 40%를 CAMSS분야에서 만들어내겠다고 발표했다.

2017년 3분기 중간발표 자료. 연 매출 약 85조원 중 45조원을 CAMSS에서 만들어낸다.

또 내가 IBM을 좋아하는 이유는,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디자인을 핵심 역량으로 둬왔기 때문이다.

“Good design is good business.”
– Thomas J. Watson Sr.

내가 있는 전략&크리에이티브 팀인 iX팀도 “Business by design”을 핵심가치로 둔다. 그것이 전략 프로젝트던, SI 프로젝트던,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든 간에 말이다. 그래서 전사적으로 스탠포드 D-스쿨의 Design Thinking을 가져와 IBM만의 언어로 바꾸어 사용중이다. 모든 프로젝트는 Design Thinking을 거쳐 진행된다. 개발, 디자인, 컨설팅등 수행기능을 막론하고 전사적으로 통용되는 팀 운영 방법론은 Agile이다.

(IBM iX팀 소개 영상)

근데…. 회사가 잘나가는 게 개인에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그런 질문을 하는 것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개인보다 더 큰 파도의 일부가 되어 더 크게 일으키는데 이바지를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세상을 바꾸는 일에 동참한다는 사실이 신나지 않는가?

회사에서 내가 얼마나 크냐, 혹은 무슨 일을 하냐, 중요하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보면 좋겠다. 혁신을 주도하고 성장이 빠른 조직일수록 나의 성장률도 덩달아 가파르고 주어지는 일도 혁신적인 일일 가능성이 커진다. 사실 그런 조직일수록, 말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 혁신을 외치는 기업일수록 주어지는 일보다, 직원이 알아서 혁신을 주도하는 일이 더 많다.

“THINK.”
1919년부터 이어져 온 IBM의 기업 가치다. 생각하지 않으면 쳇바퀴 안에 갇힌 신세가 된다. IBM의 DNA는 생각하는 것이다. 불가능처럼 보여지는 일에도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 IBM이 말하는 생각의 가치다.

 

회사에서 내가 이런 글을 쓴다는 사실을 알아주면 좋을텐데. 영어도 아니고 한글이라 알리가 있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