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피벗”이 광고계에도 중요한 이유 (R/GA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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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dweek.com/news/advertising-branding/cannes-honors-rgas-bob-greenberg-2015-lion-st-mark-163943

세계가 주목하는 디지털 광고회사인 R/GA가 올해 주최된 칸 라이온즈 국제 광고제를 포함해 60개나 되는 상을 휩쓸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 디지털이 4대 매체 광고를 넘길 것이라고는 모두가 입을 모아 떠들고 다녔지만 이번만큼 디지털의 압승이였던 적은 없었다. R/GA는 비로소 TBWA, Ogilvy, Leo Burnett보다 더 높은 위치에 서있게 됬다 (매출이나 인지도등에서는 여전히 뒤지기는 하다만..).

창업자 로버트 그린버그. 그냥 내 생각인데, 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 CCO님과 이미지가 비슷하다. ㅋ

창업자 로버트 그린버그. 그냥 내 생각인데, 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 CCO님과 이미지가 비슷하다. ㅋ

광고회사의 역량과 갇혀진 패러다임을 깨버린 것으로 칭송받고 있는 R/GA는 사실 여느 기술 스타트업들처럼 “피벗”을 여러번 강행해왔다. R/GA의 성공에는 뛰어난 인력을 통해 만들어낸 기술, 디자인, 기획력등을 비롯해 포괄적인 개념으로 ‘크리에이티브’를 꼽을 수 있겠지만 나는 경영적인 측면에서 R/GA를 바라보고자 한다.

R/GA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추고 진화하는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몇 번이나 회사의 성격, 비즈니스 모델, 브랜드를 바꿔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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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영상은 R/GA의 피벗을 한 눈에 보여주는 영상이다.

I. 시작 (1977 – 1985)

R/GA는 1977년 R/Greenberg Associates (RGA)라는 이름으로 그린버그 Greenberg 형제가 현금 $15,000달러를 가지고 시작했다. 수비학 점술을 굳게 믿었던 창업자 그린버그는 9년마다 회사는 비즈니스 성격과 모델등을 바꿔야만 한다고 생각했으며 실제로 9년마다 강행했다. R/GA의 시작은 컴퓨터 기술을 사용한 모션 그래픽, 영상등을 제작하는 제작사였는데, 이들은 최초로 컴퓨터 기술을 영상 제작 과정에 사용하기도 했다. 1978년에 개봉된 영화 <슈퍼맨>의 오프닝 영상을 제작한 것으로 회사의 이름을 날렸다. 이 때 R/GA가 제작한 영상은 Beverly Hills Cop, Ghostbusters등이 있다.

II. 디지털 스튜디오 (1985 – 1994)

첫 번째 피벗이다. R/GA는 1985년에 단순 모션그래픽/영상제작 스튜디오에서 프린트매체, TV광고, 상업영화를 제작하는 스튜디오로 전환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광고보다는 영화에 더 집중했던 것으로 보인다. R/GA가 이 기간동안 만들어낸 400여개의 영화중에는 우리가 잘 알고있는 브루스 윌리스의 다이하드, 나홀로집에등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영진은 광고회사로서의 매출이 영화제작사로서의 매출보다 큰 것을 알게 되면서 점차 영화에서 광고로 옮겨갔는데 9년이라는 시간동안 약 4,000편의 광고를 제작했다고 한다. 유명한 광고로는 다이어트 코카콜라와 리복 광고가 있다.

III. 인터랙티브 광고대행사 (1994 – 2004)

두 번째 피벗. 1994년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회사도 다시 한번 비즈니스 모델을 전면 수정했다. 영화사업에는 더 이상 투자하지 않았고 웹사이트 제작에 집중을 하는 웹에이전시의 모습으로 전환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IBM이라는 초 대형 회사를 광고주로 영입하면서 회사는 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다. IBM을 비롯해 청바지 회사인 Levi’s, 나이키, 버라이즌등 많은 우량기업의 웹사이트를 제작하면서 회사의 몸집을 키웠다.

IV. 디지털 대행사 (2004 – 2011)

세번째 피벗. 두번째 피벗의 R/GA는 웹사이트 제작이 메인 비즈니스였지만 세번째 피벗에서는 제작은 물론 기획까지 함께하는 종합적 디지털 광고대행사로 진화했다. 웹은 물론, 모바일, 소셜, 브랜딩, OOH등 수 많은 비전통 광고매체 대행사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었고 이 때 회사는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했다. 이 때 영입한 광고주로는 나이키, 타코 벨, 로레알, 월마트, 노키아, 마스터카드등이 있다. 그 유명한 애플+나이키의 합작 프로젝트로 알려진 나이키+ 러닝 애플리케이션은 사실 2006년에 R/GA가 개발해낸 프로젝트다.

V.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 기술 투자 (2011 – )

네번째 피벗. 이 때 R/GA는 ‘광고회사’라는 이름의 한계를 부숴버렸다. 이름만 광고회사지, 이제 하는 일은 브랜드 컨설팅과 데이터 분석, 제품 개발/디자인/제작, 디지털 광고 제작, 커뮤니케이션 전략컨설팅등 다양하다. 그래서 이제 ‘광고회사’라고 하는 것도 좀 그렇게 됬다. R/GA의 CCO 닉 로우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그들 자신을 그냥 “회사”라고만 한단다. 그만큼 다양한 영역에서 클라이언트를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컴퍼니가 된 것이다. 전통적으로 여태 해왔던 소프트웨어/디지털 캠페인 기획 및 제작을 포함해 브랜드, 이노베이션 컨설팅, 데이터 애널리틱스 및 visualization 그리고 제품 개발/디자인/제작을 하는 R/GA. 2015년 올해 벌써 9년이라는 기간의 절반 좀 안되는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R/GA는 광고계에서도, IT/SW계에서도, 컨설팅업계에서도 입지를 다지는 회사가 되어있었다.

R/GA는 스타트업계에도 문을 꾸준히 두드리고 있다. 이미 기술 스타트업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엑셀러레이터’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고 내가 알기로는 이곳 저곳 투자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정말 이들의 미래는, 종착지점은 어디일지, 과연 종착지점이 있기나 할 것인지가 정말 기대되고 궁금하다.

R/GA는 1977년부터 총 4번의 피벗을 선택했고, 4번 모두 성공적인 피벗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의 성공에는 시대의 빠른 변화와 움직이는 패턴을 예측하고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회사를 바꾼 것이 큰 요인이 되었다. 클라이언트인 나이키를 위해 제품을 만드는 회사, R/GA. 그들의 다음 9년은 어떤 모습일지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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