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O2O”가 대세다. O2O는 콩글리시 형태의 줄임말로, “Online to Offline” 혹은 “Offline to Online”을 뜻한다. 뜻 그대로 O2O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생태계를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서비스다. 참고로 미국 및 영어권 국가들에서는 아예 쓰이지 않는 단어다. SNS 같은 거라고나 할까. (해외에서는 Social Media로 통한다). 최근 들어 좀 쓰이는 것 같기도 하긴 한데, 어쨌든 미국에서는 특별히 이 산업을 가리키는 단어는 없고 분야에 따라서 on-demand, e-commerce, mobile commerce 등으로 추상적으로 부른다.

이 해괴한 단어를 가리키는 산업은 오프라인의 ‘brick and mortar’ (실존하는 상점)들과 소비자들을 연결해주는 산업이다. 이 자체로는 새로운 산업이라고 하기엔 이미 수 많은 스타트업들과 대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성공과 실패를 거듭했다. 아마존과 이베이가 e-commerce의 공룡 기업으로 우뚝 선 이유도 오프라인의 물건들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시작했기 때문이고, TripAdvisor, Yelp! 등이 지역화(localization)를 통해 투어 및 레스토랑 정보를 DB화 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 O2O라는 산업이 이미 존재하는 산업이라면, 도대체 왜 이제야 ‘boom’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slide61

O2O산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기존에 온라인 커머스가 건드릴 수 없었던 오프라인 상품 (제품/서비스 둘 다)들을 온라인과 연결하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물건을 판매하는 산업은 물론, 고품질 유기농 식품을 판매하고 빠른 시일 내에 배송까지 해주는 스타트업 헬로네이처 (농민 및 농산물 -> 도심 고객층), 렌터카 산업을 뒤흔들고 있는 쏘카 (자동차 대여 -> 고객), 최근에 1000만 명이 넘게 다운로드하고 400억 원 투자 유치에 성공한 대한민국 대표 배달 서비스 ‘배달의 민족’ (오프라인 식당 -> 고객)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산업이 바로 O2O산업이다.

O2O의 핵심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되지 못해 겪을 수 있는 소비자의 불편함을 찾아 해결하는 것에 있다.

스타트업이 O2O산업에 뛰어들 때 발견할 수 있는 장점은 operation cost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발해내야 하는 제품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그에 따른 inventory cost (리테일 산업에서는 재고 비용이 너무나도 큰 난제다)도 없을 것이고, 소비자 (온라인)와 상점이나 상품을(오프라인) 연결해주는 ‘다리’ 그 자체만 운영하고 개발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비교적으로…) 쉽게 예를 들자면 이렇다. 대한민국 대표 배달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은 배달용 스쿠터 하나 없이 시작했다. 이제야 다른 사업 진출을 위해 ‘배민 프레시’라는 이름을 갖고 운영 중이지만 어쨌든 지금까지도 핵심 사업 모델에는 직접 운영하는 배달 서비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해외 카 셰어링 업체 Uber도 대표 비즈니스 모델인 UberX의 경우 직접 운영하는 자동차가 한 대도 없다. 자동차를 갖고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라이드가 필요한 사람들을 연결만 해주고 있을 뿐이다.

최근에는 카카오 그룹이 제주감귤을 소비자들에게 보내주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 또한 O2O의 일환이며 위에서도 말했듯 카카오가 직접 감귤을 직접 키우지는 않지만 키우는 농민들과 소비자들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취하는 모델로서 성공 포텐셜이 크다.

169652_192777_1601

그러나 이렇게 미래가 큰 산업에도 놓치면 망할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좀 있을 것이다. O2O사업 특성상 localization이 되지 않는다면 성공 가능성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만 ‘먹힐 수 있는’ 분야들이 있을 것이고, 미국에서만 통하는 분야가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만 특화된 문화 덕에 성공 가능성이 높은 분야가 있다.

1) 대리 운전
2) 퀵 서비스
3) 음식 배달
4) 저장소

미국에서는 대리 운전이 별로 없다. 남이 내 자동차를 운전한다는 것도 좀 껄끄럽고 애초부터 술을 마실 생각이면 차를 타고 나가지 않거나 (우버를 이용하거나 택시를 탄다) designated driver (운전할 사람을 정해서 그 사람은 안 마시게 함)를 정한다. 그러나 한국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래서 음주운전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대리 운전은 저렴하지 않고 아직까지는 전화나 문자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분명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핀테크를 통한 간편 결제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지금으로서는 ‘Button’이라는 스타트업이 이 분야를 리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퀵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도시가 좁다 보니 팩스나 이메일로는 보낼 수 없는, 회사들끼리 보내야 하는 기밀 서류나 택배 등을 보내기 위해 퀵을 많이들 쓴다. 그 이유는 빠르고 간편하며, 가격도 reasonable 하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에는 ‘심부름’ 대행 스타트업들이 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분야는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음식 배달은 말할 것도 없다. 이미 포화시장. 몇 년만에 몇 백배로 성장한 산업이다. 다만 이 분야를 보고 있노라면 재밌는 것이, 모든 스타트업들이 다 서로 비슷한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다를 것이 없다. 후발주자들인 요기요와 배달통 등은 배달의 민족의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베껴서 만들었다. 그럼에도 산업 규모가 크다 보니 망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이다.

저장소는 아직 활발치 않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시장일 수 있다. 미국에서도 이제 막 (2015년 1월) 시작한 산업인데, 공간이 협소한 집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큰 가구나, 자전거, 서핑보드 등을 앱을 통해 보관해주고 월별로 아이템별로 수수료를 받는 모델이다. 강남 및 수도권에서는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