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연방수사기관인 FBI가 애플에게 범죄자의 아이폰5S의 잠금을 해제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CEO인 팀 쿡은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한다는 뚝심 있는 발언으로 회자가 된 바 있다. 이처럼 IT기업들은 대체적으로 개인정보에 대해 다소 방어적인 입장을 취해왔고 정부와의 법적 분쟁에서도 잠잠히, 조용하게 방어적인 태도만 일관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그런 IT기업들의 일관성을 깨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법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대략적인 내용은 법무부 (법원, 검찰 등)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인터넷 사업자 및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비밀리에 개인정보에 대한 영장을 청구하고 영장이 청구되었다는 사실과 정부가 이용자의 이메일 등을 읽었다는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알릴 수 없게 하는 법안에 대해서 위헌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본 위헌소송의 문제 법안은 바로 Electronic Communications Privacy Act of 1986 (“전자통신 개인정보보호법”= 글쓴이 의역)의 Section 2705(b)조항인데, 바로 이 조항이 미국 헌법의 첫 번째와 네 번째 권리장전인 First Amendment와 Fourth Amendment와 대립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용자들의 사유 재산인 이메일 등의 개인정보를 영장이 청구되었다는 사실도 알리지 않은 채 취득함은 네 번째 권리장전에 위배되고,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서비스 제공자들이 이용자들에게 해당 영장이 청구되었다는 사실이나 정부가 개인정보를 취득해갔음을 알리지 못하게 하는 것은 첫 번째 권리장전인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이 소송이 갖는 중요성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비단 본사만의 문제를 걸고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최고 법인 헌법을 근거로 모든 악용되는 법적 절차를 바로 잡고 IT와 관련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한 선례를 남기겠다는 의지에 있다. 클라우드에 데이터가 저장되기 전 수사기관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하는 대로, 그리고 네 번째 권리장전에 따라 영장 없이는, 또는 영장이 허가되었음을 알리지 않고서는 합법적으로 어떠한 정보나 재산을 압류하거나 취득할 수 없었다. 그러나 클라우드 서버 형태로 데이터가 저장되기 시작하면서 수사기관은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아도 되고 당사자의 정보를 가진 회사 (ex.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등)에게 가서 정보를 요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장에 따르면 전자통신 개인정보보호법 (ECPA) 2705(b) 조항에 따라서 비밀리에 회사로부터 정보를 얻어갈 수 있고 또 회사가 정부에게 정보를 넘겼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하게 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소송에서 정부의 권력남용으로 진행하는 불법적 비밀 수사 관행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법무부 사장 (Chief Legal Officer)인 브래드포드 L. 스미스는 “클라우드에 정보를 저장한다고 해서 사람들의 권리를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구글과 애플 같은 기업들은 주 및 연방 검찰로부터 고객 개인 정보를 한 해에도 수 천 건씩 요청받는다고 한다. 스미스는 본 소송의 원인은 다른 것보다도 보도할 수 없게 만드는 보도금지 (gag order)에 있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현지시각 4월 14일 목요일 오전,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 있는 연방지방관할법원 (Federal District Court)에 제출한 원고 소송장에 의하면 지난 18개월간 마이크로소프트가 영장이나 법적 절차에 대해 보도를 할 수 없게 만든 횟수가 2,600건에 이르고 이 중에서 3분의 2는 마감기한이 없는 무기한 법원명령이었다고 한다. 또한, 시애틀 법원 내 지역에서는 모든 명령이 (25건) 보도금지 조항을 붙였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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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2014년 9월에서 2016년 3월 사이 마이크로소프트는 5,624건에 달하는 연방수사기관의 개인정보 요청이 있었고 그중 절반에 가까운 2,576건은 비밀리에 요청했으며 보도를 금지하게 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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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1,752건은 무기한 비밀 명령으로써 마이크로소프트가 “영원히” , 그 누구에게도 공개할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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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된 전자통신 개인정보 보호법의 조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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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업에 보도금지 명령을 내리고 비밀리에 영장을 청구하여 수사를 진행하려면 다섯 가지 조건 중 하나를 성립해야 한다.

(1) 생명이나 신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

(2) 기소를 피하려 하는 조짐이 보일 경우;

(3) 증거 인멸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

(4) 증인 및 예비 증인에게 겁을 줄 수 있는 경우;

(5) 그 외 수사를 방해하거나 지나치게 재판을 미루려고 하는 경우

법 조항을 superficial 하게만 읽어봐도 얼마나 느슨하고 vague 한지 알 수 있다. 수사기관으로서는 법원에 “reason to believe”, 곧 ‘믿어야 할 이유’만 있으면 비밀리에 수사를 진행하고 영장을 청구하며 서비스 제공자에게 보도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 원고의 소송장이 접수되었으니 아마 이 소송의 결말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듯하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개인정보가 조금씩이라도 있는 만큼, 이 소송은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중대한 소송이며 정부의 권력남용을 바로 잡고 개인의 권리를 지키고자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명과 노력을 응원해야 하는 소송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