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에서의 5주

IBM에서 5주. 어느덧 IBM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5주가 됐다. 5주간 많은 일들이 있었고, 앞으로 종종 회사생활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1. 착각을 없애자.

아버지 세대분들은 IBM이란 곧 컴퓨터와 시스템을 만드는 곳으로 알고 있다. 당시 IBM의 존재감이란 지금의 애플보다 더했으니까. IBM은 곧 최첨단 시스템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곳이었다. 세계 최초의 플로피 디스크, ATM기계, 크레딧 카드, UPC바코드 등을 개발한 곳이었으니까. 그런데 컴퓨터 안 만든 지 꽤 됐다. 2009년에 중국계 컴퓨터 회사 레노보에 컴퓨터와 시스템 제조 사업을 매각한 뒤로 단 한 대도 만들지 않고 있다. 그럼 돈은 어디서 버냐고? 바로 컨설팅, 시스템, 클라우드, 인공지능이다.
IBM의 수입원은 크게 GTS, GBS, Software, Systems, Global Financing 등 5개의 디비전에서 온다. GTS는 (Global Technology Services) SI (Systems Integration)서비스와 IT개발, 인프라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고 GBS는 (Global Business Services) 컨설팅 사업 디비전이다.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은 말 그대로 IBM의 IT제품을 만들어 내는 부서다. GF는 재무부서다. IBM의 제품들은 종종 회사들이 구매하기 힘든 만큼 대규모의 액수로 팔리는데, GF가 IBM의 파이낸싱을 담당해주는 부서이기도 하다.

2015년 IBM GBS의 매출은 $17.2B (19조 5천억 원)이었다. (출처 = IBM.COM 2015 Annual Report)

2. 나는 IBM에서 이런 일을 한다.

나는 IBM GBS에서 컨설턴트로 일을 하고 있다. 내 primary practice line은 SAP HCM이다. 이 안에서도 SuccessFactors라는 HR솔루션 관련 컨설팅을 하고 있다. HR Strategy, Human Capital Workforce Planning & Analytics, Employee Central 일을 중심으로 진행하게 된다. 이외에도 일반적인 경영 전략 (Corp Strategy), 경영 프로세스 및 디지털&디자인 (Operation/Digital), 그리고 SAP안에서의 다른 모듈 (other lines of SAP)등의 일도 한꺼번에 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IBM 컨설팅만의 좋은 점은 primary practice 밖의 practice를 경험해볼 수 있게 되어 “generalist”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3. IBM의 컬쳐 = Go-Getter Environment

IBM에서의 존재를 만들어 나가는 주체는 바로 나 자신이다. 매니저도, 동료도, 클라이언트도 아니고 바로 나다. 당연한 얘길 수도 있겠지만, 다른 컨설팅펌은 1st year 컨설턴트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좀 작은 편이다. IBM도 그 부분에서 다른 건 별로 없지만 (yes, my first role is probably going to be some type of support work for senior consultants), 프로젝트를 직접 찾아다니면서 투입이 되어야 하고, 또 자신만의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직접 해야 한다. 같이 시작해도 나중에 가서 비교해보면 서로 다른 커리어를 쌓아 올리고 있다. 한 사람은 Design Thinking이나 Agile Team에 투입이 되어 그쪽 분야의 컨설팅에 집중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Implementation에 초점을 맞춰서 장기간의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PM이 되어 간다. 다 자기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므로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커리어가 있다면 그에 필요한 자원과 기회는 아주 많다. 다시 말해 본인이 길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되는 셈이다. 지금 전략을 한다고 해서 디지털로 넘어갈 수 없는 게 아니다. 지금 오라클을 한다고 해서 디자인으로 넘어갈 수 없는 게 아니다. 그런 flexibility와 go-getter environment가 나를 사로잡았다.

4. 시카고 오피스

사실 대부분의 컨설팅펌은 원격업무 중심이다. 월요일에 클라이언트 회사로 날아가 목요일 밤에 돌아오고 금요일 하루를 로컬 오피스로 출근하는 게 conventional practice다. 따라서 프로젝트에 투입이 안 되어 있을 때나, 금요일에 로컬 오피스로 출근하거나 아니면 집에서 일을 하거나다. IBM은 전 세계에 걸쳐 지사가 있다. IBM 사원증을 swipe 하면 전 세계 어디 오피스든 들어갈 수 있다. 모든 IBMer에게는 “로컬 오피스”라는게 존재하는데, 내 로컬 오피스는 시카고 오피스다. 시카고 오피스에는 iX 디자인 스튜디오와 GBS컨설팅이 있다. 오피스에 들어가는 날이면 즐겁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또 함께 일하다 보면 집에서 원격으로 일하는 것과도 또 다른 경험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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