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몬타나 (Framemontana)는 남성 패션 및 잡화 인플루엔서인 몬타나 초이 (Montana Choi)님의 안경 브랜드이자 D2C 이커머스 사업이다. 그의 글이 재밌어 어느덧 팔로우한 지 2년 가까이 된다. 몬타나 초이 님도 나를 팔로우하고 계신데 몬타나 초이 님만큼 재밌는 글을 못 올려서 죄송할 따름이다. 최근에 그가 새로 론칭한 사업인 프레임몬타나가 흥미로워서 몇자 적은 글을 올린다.

오너의 인플루엔스

몬타나 초이 님은 “소문난 덕후”로 남성 패션 및 잡화 분야에서는 이미 유명한 인플루엔서(influencer)다. 안경뿐 아니라 수트, 구두, 운동화 등에서 남다른 통찰과 안목을 갖추었다. 그의 안목은 그가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진과 룩(look)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사람이 말하는 패션과 스타일은 그의 삶에서 오랜 기간 걸쳐 만들어진 경험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신뢰하는 패션 인플루엔서가 되었다.

몬타나는 그의 인스타그램에서 프레임몬타나의 아이디어 기획부터 준비, 실행, 그리고 론칭 과정 모두를 공개했다. 단계별로 팔로워들과 소통하는 것은 물론이고 차근차근 예비 구매자들과도 원활한 소통을 이어왔다.

(C) Montana Choi 인스타그램 계정

그의 시작은 (1) 덕후질에서 길을 찾는 성공적인 사례를 보여주기, (2) 행복한 것, 자기가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성공할 수 있는 사례를 보여주기와 같은 명분으로 시작되었다.

그가 소유하고 있는 물건의 양이나 질로 미루어보아 기존에 운영해오던 본업 (사업체) 역시 수익이 좋아 보인다. 몬타나는 그 전에는 컨설턴트로 커리어를 쌓아왔다. 그의 동업자인 이지윤 씨 역시 vibevibes라는 안경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있다.

(C) Montana Choi 인스타그램 계정

이들은 안경 ‘덕’들이다. (좌) 몬타나 초이, (우) 이지윤 씨

“이들은 안경 프레임의 기본과 원형을 완성한 1900년대 중반 프랑스와 미국에서 생산된 빈티지 안경 프레임을 수집하고 사용하며 그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마니아로서, 현시대 프레임들의 수많은 복각과 응용에도 불구하고 빈티지 프레임만이 가지는 단순하면서도 클래식하고 완성도 높은 미학적 가치의 현대적인 재현을 늘 염두에 두다 이를 직접 실행하게 되었습니다”

웹사이트에 있는 조금은 장황한 소개글이다. 요점은, 덕들이 만든 안경인데 안 좋을 리가 있냐? 정도가 되겠다.

그들의 커리어도 한몫을 한다. 안경뿐 아니라 전반적인 사업 경력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만드는 안경은 톰포드나 프라다에서 외주를 주어 찍어내는 안경보다 퀄리티와 아이덴티티, 가격, 유통 면에서 훨씬 우수하다.

제품 & 아이덴티티

프레임몬타나는 덕후의 안목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다. 프레임몬타나의 안경은 클래식과 빈티지함을 기반으로 미국과 유럽식 스타일의 장점을 접목했다. 몬타나 초이의 말에 따르면 (이하 “몬타나”) 여태 어떠한 브랜드도 이러한 시도는 없었다고 한다. 많은 안경 브랜드가 외치는 “아시안형”은 상술에 불과하며 의미가 딱히 없다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다.

아이웨어는 대표적인 “어이상실 비용구조” 상품이다. 룩소티카와 같은 초대형 아이웨어 사업자가 수직계열화와 함께 어이없는 마진을 붙인 뒤 상상을 초월하는 광고와 마케팅으로 “럭셔리”화를 거쳐 어이없는 가격이 나오는 상품이다.

패션 브랜드 (ex. Tom Ford, Prada, etc.)에서 판매하는 아이웨어가 대표적이다. 이들의 원가를 알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나면 절대 소매가로 살 수 없게 된다. 꽤 큰 규모로 패션 사업을 운영하는 지인으로부터 들은 바로는 구찌, YSL과 같은 브랜드의 아이웨어들이 생필품과 엇비슷한 원가로 만들어지며 소매로 넘겨지기까지 생필품과 별반 가격차이가 없이 운반된다고 한다.

프레임몬타나는 이를 “고발”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프레임몬타나의 안경은 모두 일본에서 생산되며 (생산업체 선정과 미팅 등의 과정도 상세히 몬타나의 인스타그램에 기록되어 있다) 좋은 품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경영 원칙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유행따라 신속히 대응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입니다. 다만, 그건 주식투자와도 같습니다. 저는 유행을 좇는 게 아니라 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쫓을 겁니다. 그게 사실 더 편해요. 매 시즌마다 뭘 또 따라 할까 고민 안 해도 되고, 모델 하나 내면 평생 보고 갈 건데 해가 바뀐다고 재고가 될 것도 아니고. 단지 아쉬운 건 이제 시작이니 브랜드 히스토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저는 모스 x이나 Txxx 브랜드들 같이 제임스 딘이니 조니 뎁이 썼다고 대놓고 뻥치면서 어떤 무리들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대중들을 달콤하게 혹세무민 하며 중국산 제조원가 3~5만 원짜리를 35만 원에 팔지는 않을 겁니다.” – 몬타나초이 인스타그램

전략

미국에서 가장 핫한 리테일러를 꼽자면 워비 파커라는 안경업체가 손에 꼽힌다. 이들은 혁신적인 전략으로 아이웨어 산업의 몰상식적인 유통구조를 바꾸었는데, 바로 at home try를 활용한 D2C (direct to consumer) 전략이다.

쉽게 말해서 웹사이트에서 고객이 맘에 드는 안경 3~5개를 고르고 무료로 집으로 배송시켜 시착해본 뒤 맘에 드는 안경만 갖고 나머지는 돌려보낼 수 있다. 시력검사와 렌즈 제작과 같은 부분도 모두 온라인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미 안경사에게 받은 prescription을 갖고 있다면 업로드해서 렌즈까지 미리 제작할 수도 있다.

워비파커에서는 최대 5개까지 안경을 주문해서 시착해볼 수 있다. 맘에드는 안경만 남기고 나머지는 돌려보내기만 하면 된다.

워비 파커의 D2C모델이 전신이 되어 지금은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비슷한 전략으로 다른 제품을 팔고 있다. 교정기를 파는 Smile Direct Club, 탈모치료제를 파는 HIMS, 비타민을 파는 Take Care Of 모두 워비 파커를 벤치마킹한 회사들이다. (딴길로 샜다…)

그런데, 워비 파커의 이러한 앳홈시착 방식은 꽤나 비용적인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다. 고객이 물리적 제품을 집에서 한 번에 3~5개씩 시작해 볼 수 있을 만큼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배송과 시착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물리적 손해에 대한 리스크 (파손, 분실 등)  역시 있다. 큰 규모의 투자를 받지 않고 오너 자본으로만 운영되는 스타트업에게는 부담스러운 방식이다.

몬타나는 그래서 다른 방법을 사용하기로 한다. 바로 종이 시작인데, 내가 봤을 때는 꽤 좋은 전략이다. 비용도 많이 들지 않으면서 최대한 실제 시착과 흡사한 경험을 제공한다. 안경이란 상품은 (선글라스도) 써보지 않고는 구매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워비 파커도 초기에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At home try 전략을 활용했고, 이제는 더욱 capital intensive 하게 비싼 자리값을 받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수 십 개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종이시착 샘플들

종이시착 경험은 워비 파커 담당자가 만약에 프레임몬타나에 대해 알게 된다면 분명히 따라 할 전략이다. 안경의 핵심 경험인 시작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이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비 파커의 경우 복합적인 모델로 종이시착 -> 무료, 실제시착 -> 배송비 받음 뭐 이런 식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고객들의 시착 사진. (C) Frame Montana

가능성

많은 사람들이 무슨 안경을 사야 하는지 잘 모른다. “명품” 안경이라 하면 다들 프라다, 구찌만 생각한다. 좀 안 다하는 사람들은 림락, 모스콧, 올리버 피플스 같은 안경을 떠올린다 근데 얘네들이 만드는 안경이 정작 내 얼굴에 잘 어울리는지, 가격은 비싸지 않은지, 얼마나 좋은 퀄리티로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무지하다. 그래서 무작정 안경점에 가서 안경사와 상담하며 그때그때 맞는 안경을 고른다. 문제는 안경사 역시 안경의 미적인 부분보다는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전문가다. 안경테의 퀄리티나 아이덴티티에 대해 아는 것도 사실 없다. 안경사도 너의 얼굴에 그 뿔테 안경이 잘 어울리는지 안 어울리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온라인의 인플루엔서들과 잘생기고 예쁜 연예인들의 힘이 큰 것이다.

그런데 꽤 영향력이 큰 인플루엔서가 안경 브랜드를 만들었다니, 자연스레 신뢰가 간다. 내가 보기에도 품질과 가격, 그리고 디자인이 합리적이고 매력적이다. 게다가 유통방식도 신선하다 (종이시착).

스타트업이 갖추어야 할 웬만한 minimally viable 조건은 다 갖추었다. 이제 마이클 포터가 늘상 얘기하는 “경쟁우위”를 갖추기만 하면 될 것 같다. 종이시착같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모객에 큰 도움은 되겠지만 실제 역량으로 보기는 어렵다. 어느 이커머스 안경사업자든 금방 따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경쟁역량은 비용에서, 브랜드에서, 고객서비스에서, 물류에서 찾아야 한다. 실제 시장에서 반응도 좋아 보인다 벌써 몇 천명이 종이시착을 요청했다고 한다. 프레임몬타나는 한국 시장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잘 될 거다. 한국에서 꼭 성공하셔서 글로벌 스케일로 확장하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