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세상을 보는 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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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암동.

내가 일하던 회사 앞에는 동네 서점이 하나 있다. ’북 바이 북’이라는 책방인데 ’술 파는 책방’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퇴근 후 가끔 이 곳에 들려 책을 읽거나 새로운 읽을거리들을 둘러보곤 했다. 퇴근 후에는 학교 계절학기 과목을 수강했기에 마음 놓고 책을 읽을 수 있는 날이 드물었지만 여유로운 날이면 이 곳에 들렸다. 북바이북은 도심의 대형 서점과는 다르게 조금 더 내 집 같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내겐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책방이라는 걸 찾아보기조차 쉽지 않다. 내가 오래 산 건 아니지만 내가 초등학생, 중학생이었던 때만 해도 서점은 동네마다 하나씩 있었는데.

지금은 옛날처럼 독서 인구가 많지도 않겠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digitalization을 통해 독서(讀書)를 더 이상 책으로 하지 않고 대신 블로그나 페이스북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한다. 원하는 정보를 1초도 안 걸려서 확인할 수 있기도 하고 남이 올려놓은 콘텐츠를 소비하며 다양하고 방대한 양의 정보를 쉽고 빠르게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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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북바이북을 발견했을 때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왠지 모르게 이 곳에 가면 아날로그적 감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왠지 모르게 이 곳에 가면 지식 습득을 위한 독서가 아니라 생각하는 독서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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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바이북은 1호점 본점과 2호점으로 나뉘어 있다. 1호점은 모든 분야의 책을, 2호점은 소설만을 취급한다. 이제 보니 비 오는 날에 갈 걸 그랬다. 책 한 권 사서 보다가 목마르면 커피 한 잔 얻어먹을 수 있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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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커피도 마실 수 있고 술이 당기면 맥주 한 잔도 안주와 함께 곁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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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생각이 많아진다. 책의 내용으로부터 만들어지는 생각이라기보다는 잡 생각이 많아진다. 그래서 잡 생각만 하다 책을 덮을 때가 많은데, 어쩌면 맥주 한 잔 들이키고 읽어야 그럴 일 없이 ’술술’ 잘 읽지 않을까.

생라면 한 컵, 크림 생맥주 한 잔.
카운터에서 받아서 창 가에 맡아둔 자리로 책을 허리에 끼고 입에 컵을 물고 가는 순간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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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에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도 충분히 독서를 할 수 있고 지식도 어쩌면 책 보다 더 많고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데 왜 책을 읽어야만 할까.

책은 세상을 보는 창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하는 독서는 정보 습득에 불과하다. <소프트웨어 전쟁>이란 책에서는 이를 수 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몰려오니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사고를 하려 하지 않고 대신 정보를 쓸 수 있게 저장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진짠지 가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일리 있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모니터 화면으로 읽을 수 있는 것들도 웬만하면 종이로 읽으려고 한다. 맘에 드는 글귀나 작가의 말을 줄 친다. 생각나는 말들이나 아이디어들을 그때 그때 책 종이에 적으면서 책을 읽는다. 책을 만지고 느껴가며 읽어야 (이런 변태적인…) 진짜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책을 빌려보지 못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게 내가 책을 먹는 방식이다. 요새 책값이 금값이라 눈물이 난다. ㅠ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은 많이 앎에서 나오지 않는다. 통찰력은 많이 사고함에서 나온다. 무슨 책을 읽든 직접 종이를 넘겨가며 글자를 읽고 이해하고 생각하는 일을 통해 우리는 더 많이 생각하고 발전한다. 성장한다.

책이란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 볼 수 있다.
책은 세상을 보는 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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